나의 이야기

2010.7.5. 스피치 학원 수강 후기

이민섭 2010. 7. 5. 15:46

 오늘은 스피치를 두번 했습니다. 하나는 자기 소개고, 다른 하나는 '공개석상에서 스피치를 하다가 망신당하거나 실수한 경험'을 말하는 자리였습니다.

 

 자기 소개 시간에는 특이하게도 짝을 이뤄서 서로를 수강생 전원에게 소개해 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제가 지적받았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용어 선택이 좀 걸렸군요. '불행하게도'보다는 '안타깝게도'가 더 나았을 거란 지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단상에 손을 살짝 올려놓으면 되지 단상을 잡고 있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등 자연스러운 제스처도 주문 받았습니다.

 단상 앞에 설 때 다리를 가지런히 하는 것을 잊어버렸군요... 스피치 학원에서 연습할 때는 강사님이 미리 순서를 알려주고 큰 줄기  는 맞추어서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것들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더군요.

 그리고, 자기 소개를 하는 데 '에베레스트 산에서 바라보는 풍경, 프랑스 남부의 해변가'와 같은 너무 화려한 수식어를 써서 주제 일치를 추가로 주문 받았습니다.

 아울러, 문장을 가급적 짧게 만들고, 이야기에 살을 너무 많이 붙이지 말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목소리 문제, 시선 처리 문제 때문에 지적을 받지는 않았으니 성과가 없다고는 말 못하지만, 아직 학원에 13번 더 가면서 할 수 있는 만큼 온갖 실수를 다 해보고 마쳐야 좀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 합니다.

 한가지 더 덧붙이자면, 자기 짝을 소개하려면 자기 짝을 알아야 하고, 그러면 자기 짝의 말을 잘 들어야 하는데 그걸 받아 적을 수는 없이 기억력에 의존해야 하니까, 집중력이 정말 필요했습니다. 저는 따로 지적 받지는 않았는데, 제 뒤에 하신 분들이 지적받는 것을 관찰하다 보니 제가 한 번 뒤돌아서 칠판을 본 기억이 났습니다.

 

 두번째는, 말하기에서 실수했거나 망신당했던 경험 얘기하는 순서였습니다.

 저는 SBS시사토론에서 장기자님의 심사를 통과해서 했었던 두번째 발언을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준비한 내용은 책 읽듯이 얘기하고, 추가 질문 할 수 있었는데 못했고, 제가 말할 것 준비 다 해놓고 너무 긴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두번째 '추가 질문'은 아예 말을 못 꺼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제 자신도 놀랄 만큼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서 기승전결 구성에서 전에서 결로 넘어가는 그 연결어를 딱 한번 지적 받은 것 외에는 딱히 지적받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실수들은 역시 반복 안했으나 '마무리'가 또 살짝 어설펐다는 건 좀 새겨 놓고 이번주 수요일에는 참조할까 합니다.

 

 마지막은, 수업 첫 몇분과 끝 몇 분에 하는 '스피치 스트레칭' 시간에 관련된 일입니다. 10단계 발성을 하기도 하고,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처음 온 사람들은 자기 소개를 큰 소리로 하며 입을 푸는 시간이죠. 모두가 강강술래 하듯이 원으로 둘러서서, 한명씩 가운데로 나와 긍정적인 말을 외치고 다른 사람들은 같이 열창하는 시간이죠. 끝 몇 분에 제 차례가 되었는데, 마무리를 '하하하하'라고 크게 외치고 들어가면 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다들 그러니까 너무 재미 없어서, 스마일이라고 크게 외치고 웃는 표정도 크게 지어보인 것 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들어가려고 했는데 강사님께서 그 '하하하하'를 하고 들어가라고 하시더군요... 결국 하고 돌아왔습니다. 좀 찝찝했죠....

 

 물론 스피치 학원에서 제가 칭찬 받는 것도 많기는 합니다. 하지만 지금 전 스피치 학원에 제 약점을 고치러 간 것이고, 장점은 굳이 따로 신경 안써도 더 키워나갈 것이기에 굳이 여기에 적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번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