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군대 입대 날짜 결정 났습니다. 그리고.. 이건 시민토론단원으로서 올리는 마지막 후기입니다.

이민섭 2010. 12. 25. 00:24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 관계로 입대 날짜와 부대는 댓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이 배웠고... 제 자신의 문제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도 많았습니다.

 

어쨌든... 이제 시민토론단 활동을 마친 저로서, '만약 제 자신이 시민토론단 일을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시했다면, 아니, 시민토론단에서 일들을 예술적으로 하고자 했다면... 지금 제가 알고 있는 것들을 그 때 미리 알았다면,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은 더 열심히 했어도 남는 장사였을 법 했을 일인데 그러지 못했던 일들을 돌이킨다면 나는 매 일주일을 어떻게 보냈을까?'하는 자문에 답을 해 보고자 합니다.

 

시민토론단 지원에서부터, 시민토론단 활동, 그리고 시민토론단을 마친 이후의 3단계로 나누어 볼 것이고, 시간 단위는 방송이 일주일마다 있기에 일주일로 잡겠습니다. 아래의 생활은, 어디까지나 '제 자신의 입장에서' '만약 인생에 다른 우선 순위를 두었다면' 추구했을 시민토론단원으로서의 이상형이기 때문에, 다른 시민토론단원들이나 미래의 시민토론단원들, 또는 제작진들, 그리고 기타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영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 자신의 삶의 한 부분을 종합 정리하는 차원에서 기술하는 글이니만큼, 읽으시는 분들 마음에 안 들 수 있더라도 이 글을 올릴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시민토론단 되기 전

 

누군가는 대학 전공을 제대로 살린 직업을 가지기도 하고, 처음부터 한 우물만 파왔던 '신동'이나 '전문가'로 살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것이 내 목표다라고 믿었던 일에 실패를 겪고 포기하기도 하고, 또는 그 일을 하다가도 '이건 아닌데...'하고 다른 길을 찾아나서기도 합니다. 제가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 활동을 시작하게 된게 모집 공고를 내기 한참 전부터 SBS 시사토론을 관심있게 시청하고 이 방송에 관련된 정보를 미리부터 수집하고 있었다면 저는 '신동'이나 '전문가'로서 출발하는 것이었겠죠. 하지만 제가 SBS시사토론에 지원할 때는, SBS시사토론에 시민토론단 공고가 뜨니까 '이거라도 넣어보자'는 심정으로 넣었습니다. 물론 제 자신이 이미 재수생 시절부터 인터넷 토론가로 활동하면서 SBS시사토론도 토론 정보 수집의 일환으로 사이트를 링크해 놓았으니 우연히 얻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서류심사를 뚫고, '면접'의 악몽을 겪지 않은채 SBS시사토론에서 활동할 수 있었던 기회를 얻었던건 지금 생각해 보면 우연이었습니다.

 

2008년 5월 즈음이었는지.... 지금은 정확히 언젠지 기억은 안나고 해당 사이트를 뒤져야 알 수 있겠지만... XTM 젊은토론 설전에서 시민토론단을 뽑는다고 해서 지원을 했습니다. 서류가 통과됬었는지 어땠는지는 몰라도 면접은 보러 오라고 하더군요. 그 때도 토론 면접을 봤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주제는 기억 안나지만, 경청하려고 하던게 지나쳤는지 제가 말해야 할 기회도 놓치고, 말을 겨우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치고 들어올 때 제 말을 마치지 못해놓고 나중에 후회했다는 것도요. 더군다나... 당시는 재수생 시절... 주변 여건도 그다지 선발에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2009년에 대학에 입학해서, 전국 대회나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영어토론동아리를 찾아다니는데 동아리방을 찾지 못했고, 겨우 찾아서 클럽에 가입했는데 면접 볼 시기가 한참 지나도록 연락은 안 오고, 계속 질기게 달라붙어 6월, 첫 학기가 끝날 때 즈음 겨우 본 면접에서는 떨어졌습니다.

 

대학에 와서 계속 하려고 했던 것이, 처음에는 제가 가려던 대학에 토론대회에 나가는 영어토론동아리가 있으면 가입하고, 대학연합토론동아리를 찾아보니 '한앎'이란 데가 있기에 가입하고, 대학연합영어토론동아리가 있다면 또 가입해서 토론 활동을 하려고 했는데 제 대학 첫학기는 영 풀리지 않는 한학기였죠... 대학연합토론동아리 '한앎'이란 곳에도 지원서를 넣어 '경쟁을 뚫고' 서류 심사는 통과했는데, 면접에서 긴장하지 말자고 면접 내내 의식하고 있었는데 무의식중에 심사관들에게 영향을 줬나 봅니다. 또 떨어졌죠...

 

그 때 도움이 된 것이 제 자신의 보잘것 없는 온라인 토론 활동과, 경희대에서 하던 시사토론 동아리 활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영어토론동아리의 여느 선배와 우연히 마주쳐 힘을 얻었던 일로 인해 다시금 영어토론동아리에 도전하고자 키보드를 두들기며 온라인 토론 활동을 하고 있다가, SBS시사토론에서 시민토론단 3기를 뽑는다는 공고를 봤던 것입니다.

 

지금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갔다면... 네이버나 다음 등의 검색창에 '시민토론단'을 검색해서 카페를 가입하고, 제가 쓴 자소서를 링크를 걸어서 검토받아봤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활동하던 온라인 토론 사이트를 이용하는 전략은 꽤 괜찮았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조언을 구하는게 나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www.toronsil.com/technote7/board.php?board=subjectdebate&search=시민토론단&shwhere=subject|&command=body&no=1478  

 

결국 제 자신이 걱정했던 것은 서류심사보다는 면접이었습니다. 결국 긴장을 어떻게 통제해서 할 말은 하고 마치느냐였죠. 긴장을 푸는 가장 좋은 방법, 그리고 면접관들이 아쉬워한다는 부분이 면접자들이 뻣뻣이 굳어있다가 끝나갈 때쯤 웃음을 머금는다는데 미리부터 좀 미소를 지으며 여유를 보여주면 좋았겠다는 얘기는 미리 접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웃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였죠. 실없이 웃는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 자신의 기념일이라는 것을 생각해내고 그걸 이유삼기로 했었습니다. 그리고 작정하고 미소지었죠. 면접을 보시던 송인호 기자님이 왜 웃냐고 하시는데, 그것을 미리 준비해둔 대로 잘 하고, 포부도 말 그대로 '내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 주 화요일 즈음이었나... 구체적인 기억은 안 나지만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어서 힘들던 찰나에 그래도 그 때 최악의 파국은 참고 참고 또 참아서 피해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제가 시민토론단 활동 기회를 얻게 된 것 조차도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 겁니다.

http://www.toronsil.com/technote7/board.php?board=noticeboard&command=body&no=307

 

사실... 같이 면접 본 분들로부터 99%는 이미 된 것이다라고 했는데... 제 자신은 그래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사람이 긍정적이 되고 부정적이 되고에 정말이지 과거에 축적해온 경험의 무게란 것이 끼치는 영향력이 크더군요... 그래도 합격 통지 메일을 받았을 때, 저는 학교에서 컴퓨터로 확인하고는 집에 전화해서 '합격 통지 메일이기는 한데... 준회원이라니까 기뻐해야 할지 아쉬워해야 할지...'라고 했고... 부모님도 축하 인사를 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그리고, 시민토론단 면접에 붙었단 메일을 받았던 바로 그날에, 영어토론동아리 회장으로부터 면접보러 오라는 연락도 받았고, 2학기 면접에서 결국 면접은 봤는데... 면접 결과와 관계없이 합격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곳 면접도 지금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보면 순전히 운이었지만, 어쨌든 시민토론단 면접에서 합격 통지 메일을 받지 못했다면 그날 면접을 어설픈지언정 그렇게 자신있게 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어떤 단체에 가입하고자 하는데 어떤 연고가 없는 외부인이, 제 아무리 내부자로부터 정보를 얻는다고 해도 급한 마음에 부정확하게 인식하기도 하고, 얻은 정보가 나중에 알고 봤더니 자기 자신의 착각이었다는 경우도 있기 마련입니다. 어쨌든... 제가 시민토론단 가입을 위해 보다 할 수 있었던 일은, 제작진 측에게 전화를 걸어 최대한 면접 시험에 관해 많은 사항을 문의하고, http://www.debate.org/debate/9295/ 

에서 했듯이 제 시민토론단 지원서를 영어로 다시 써서 다른 인터넷 토론자와 모의 연습을 해 보며, SBS시사토론 대본 중 시민토론자들 발언만 뽑아서 보면서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분석해서 지원서에 반영하는 것이었을 겁니다. 물론 위 영어토론사이트에서 했던 토론은 영어토론동아리에 가입하기 위해 했던 것이고, 저는 이미 1학기에 해당 동아리의 면접을 본 경험, 지원서를 써본 경험이 있었으니까 위와 같은 토론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 면접은 처음 보는 것이기에 제가 면접 상황을 가상해서 위와 같은 토론을 하기에는 보다 어려움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XTM 젊은토론 설전에서 면접 봤던 경험, 대학연합토론동아리 한앎에서 면접 봤던 경험을 살리고, 제가 당시에 '내부자'로부터 최대한 정보를 구해내고자 노력했다면 부족하게나마 http://www.debate.org 에서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 면접에 대비한 토론을 할 수는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당시의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죠.

 

 

2. 시민토론단 활동을 하며(1주일)

   3기에서의 저는 너무 모르는 것이 많아서, 4기에서의 저는... 지금 말하는 거지만 철밥통의 달콤함을 맛보느라 그닥 많은 것을 해내지는 못했습니다. 3기에서는 제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목숨걸고 했었는데 4기가 되서 못한 일도 있었고, 3기에서는 제가 몰라서 못했는데 4기 들어서 이제 경험 쌓이니까 새롭게, 또는 조금 더 낫게 해낸 일도 있고, 할 수만 있다면 분명 제게 좋은 경험이 된다는 것은 알겠는데 3기와 4기 통틀어서 제 자신의 한계를 보이며 손도 못댄 일들도 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위 3가지 아쉬움을 담아... 현실에서는 비록 힘들지 몰라도 나름의 '이상형'을 정립해보고, 제 자신이 맡게 될 다음 임무에서는 처음부터 그 '이상형'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조금은 더 능숙하게 일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야 말로 이 글의 핵심이죠. 일단은... 제가 간사와 카페지기를 하겠다고 자원해서 되었다는 전제하에서 해보겠습니다. 3기에서 간사를 자원해서 활동했고 3기, 4기 내내 이곳 카페 운영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었으니... 제가 조금더 위를 바라봤다고 하면 위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일주일 단위로 쓴다고 했으니까... 대략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을 출발선으로 잡죠.

 

  월요일 아침에 방청 신청 글을 올리고 나서, 제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서 방청신청하고픈 사람 있는지 확인해 봅니다. http://www.toronsil.com/technote7/board.php?board=scolding&search=방청&shwhere=subject|&command=body&no=10520와 같이 제가 온라인 상에 올려놓은 글들도 확인해서 혹여나 방청하고픈 사람들을 보다 더 모색해 보구요. 제 자신이 지금껏 해 온 토론 주제 건의는... 네이트 핫이슈나 네이버 핫이슈 링크만 달랑 스크랩해놓고 '이번주에 이 토론 주제 해 주세요'라고 건의하는 수준었습니다. 제대로 건의를 하려고 했다면 다음 과정을 거쳐야 했을 겁니다. 우선... 주장을 하는 글이니까 '주장-논증-증거'의 구조가 필요했을 겁니다. 그리고 주장은... 당연히 지금까지 글 올렸던 것처럼럼 '~한 주제를 토론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식이 되겠죠... 논증은 왜 그 주제가 선택되어야 하는지 증명하는 것으로, '예상 시청률, 해당 이슈가 가지는 사회적 함의, 해당 주제를 택했을 경우 시민토론단이 대변할 수 있는 시민의 목소리, 해당 이슈가 다른 이슈들과 비교해 봤을 때 가지는 중요성'등을 이론적으로 다뤄주는 겁니다. 그리고 증거는 '포털 사이트에 달리는 댓글의 개수와 추천/비추천 동향, 제 주변 사람들의 의견, 해당 주제와 타 주제에 관련된 기사 개수 및 기사의 종류(사설/칼럼/사실보도/인터뷰 등등..), 제가 이용하는 각종 토론사이트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토론주제'등이 되겠죠. 그리고 주장-논증-증거로 이어지는 이 논증과정에 구멍이 없게 꼼꼼하게 확인해서 올려주면 될겁니다. 특히 http://www.toronsil.com/technote7/board.php?board=publicopinion 의 기능을 진작 이용했다면 다음 일이 가능했을 겁니다. 네이버나 네이트 핫이슈에 등장하는 이슈들을 쫙 나열해 놓고... '다음 중 이번주에 다뤄줬으면 하는 토론주제는 다음 중 어느 것입니까?'란 식의 질문을 던졌다면... 비록 짧은 시간이라 대표성이 너무 의심되기는 해도 이런 식으로 제작진에게 추가로 얘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토론'을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을 때 첫 창에 뜨는 전문적인 토론사이트에서, 사람들이 이 주제를 1순위로 꼽아줬습니다. 따라서 이 주제로 한다면... SBS시사토론 시청자들이 이런 식으로 시사에 관심이 많으니까 많이들 볼겁니다." 근데 이렇게 한번도 못 말했죠. 월요일 아침에 여론 조사를 했다면 화요일이나 수요일 즈음 나온 결과를 가지고 다시금 건의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방청 신청을 했겠죠. 그리고 SBS시사토론 제작진과 현직, 전직 시민토론단분들께 전화나 문자를 해서 안부를 묻고, 밥 같이 먹을 수 있다면 약속 잡고,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소모임 논의를 했을 겁니다.

 

 사실... 주제가 뜨기 전에는 시민토론단원이 할 수 있는 일이 비교적 제한적이긴 합니다. 하지만... 일을 만들고자 한다면 방법이 있긴 합니다. 우선 SBS시사토론이 다루는 주제 풀이 정치, 경제, 사회 쪽에 상당히 치우쳐 있습니다. 제 자신이 G20자원봉사자를 하면서 '실질적인 경험'을 얻었듯이... 토론 주제 뜨기 전까지 금강산이나 개성에 가보기도 하고, 일일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공모전이나 자원봉사도 해보고, 하루동안 가사일을 전담해서 가스비도 은행가서 내 보기도 하는 등 '경험'을 쌓는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는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건 내신이 아니라 수능입니다. 그 주 주제 뜨기 전까지 하루 이틀 실생활을 체험했다손 치더라도 주제가 다른 게 걸릴 수도 있고, 또 설령 해당 주제가 걸린다고 해도, 예를 들어서, 제가 시장에서 하루 이틀 장봐봤다고 해도 수십년간 해온 주부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대변할 역량이 갑자기 생길 턱은 없겠죠. 하지만 토론 주제가 뜨기 전까지 매주 꾸준히 '실생활을 해 보는' 경험을 한다면... 그 경험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생생한 시민의 목소리'를 부족하게나마 대변하는 게 가능해질 겁니다.

 

 사실 위의 일 조차도 말이 쉽지 실제로 하려고 들면 장난이 아닙니다... 사실 저 말고 다른 시민토론단원분들은 위 일을 굳이 하실 필요가 없죠. 왜냐하면... 이미 '삶의 현장'에서 '생생한 체험'을 하시고 있으니 정말이지 자연스럽게 발언에 반영될테니까요. 하지만...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에 제 자신이 세운 최연소 시민토론단원 기록을 깨는 사람이 있다면... 그 경험 부족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가에 대한 해법을 고민하기 위해서, 그리고 타 방송사에서는 고등학생이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고 들은 기억은 있는데 제 자신은 그만큼도 안되기 때문에 오기도 생깁니다. 그리고... 또 할 수 있는 일은 온라인 토론이나 토론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교수님이나 동료 학생들과 토론을 자주 해 보는 것이죠... 실생활에서 말과 글을 자꾸 연습하면서 몸 푸는 거죠.

 

 하지만... 토론 주제가 뜨기 전까지 제가 시도해 볼 법했던 것중 가장 어려운 일은 지금부터입니다. 매주 월요일 즈음에 제작진분들께 연락을 할 때, 금요일에 방송국 가는 것 말고 미리 방송국에 가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 참가할 수 없겠느냐는 부탁을 드려보는 것이죠. 이건 원래 제 자신의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자세한 내막은 만인이 보는 블로그에 보내는 이 글에 쓰긴 그렇죠. 어쨌든... 회의를 한다면 회의에 참석해도 되는지 문의드리고, 여론 조사를 한다면 현장에 직접 뛰어겠다고 자청해보고, 자료를 분류해야 한다면 분류해보고 어느 내용을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며, 패널 분들을 섭외한다면 제가 직접 가서 선물을 드리고 부탁을 드려보겠다고 하는 등... 만약 이걸 할 수 있었다면 작품을 단순히 비평하는 입장이 아니라, 작품을 직접 만드는 입장에서 예술품을 보는 안목이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단 한번도 제 쪽에서 먼저 말을 꺼내 보지는 못했죠. 토론 주제가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되는지만 딱 봤더라도, 제 자신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을 겁니다. 설령 비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해도... 이런 어려운 것까지 시도해보는 그 '적극성'은 제가 지금보다는 더 큰 그릇이 되는 데 기여했을 것입니다. 근데... 현실은 제 쪽에서 아예 말도 못 꺼내 봤으니 괴리가 정말 크죠...

 

 토론주제가 뜨게 되면... 우선 구체적인 토론주제 구성안 말고... SBS시사토론 홈페이지에 예고하는 내용 정도는 복사해서 제가 이용하는 온라인 토론 사이트에 올리겠죠. 그리고 온라인 토론자들의 의견을 구하면서, 동시에 SBS 시사토론 홍보도 되는 일석 이조 이상의 효과를 보겠죠. 그리고... 네이버나 네이트에서 참고 자료를 찾아 올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기사들과 댓글들을 시간이 되는 대로 최대한도로 읽으면서 몇 개의 예비 발언을 준비하겠죠. 그리고... 제 자신의 강점이 정보 수집 능력이니까... 예를 들어서.. 낙태가 토론 주제라고 한다면... 해외 언론에서는 자국의 낙태 실태에 관해서 어떤 걸 보여주고 있나... 해당국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고 어떻게 연관되나... 우리 나라 상황을 본다면 A국의 낙태시술 의사는 무엇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구요. 해외 토론 사이트에 SBS시사토론 홈페이지에 예고된 토론 주제를 영어로 번역해서 등록하고 해외 네티즌들의 의견을 구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제가 할 줄 아는 외국어가 영어뿐이고... 한자는 젬병이고 기타 외국어는 말할것도 없는 상황이니 말이죠. 그리고 국내의 영자 신문들도 보면서 뭔가 '다른 것'을 찾아 헤멨어야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는 더 많이 얻었을 겁니다. 그렇게 해서 토론주제가 뜬 바로 그날, 주제토론란에 방송에서 발언하고픈 내용을 올려두는 것이죠. 그리고 다른 분들이 올려주는 자료 하나 하나를 읽어보고, 다른 분들이 올리는 글 하나하나에 최대한 많이 댓글을 달아서 온라인 사전 토론을 열띠게까지 해 봤다면 됐을 겁니다. 그리고 제 자신이 올린 글에 달린 다른 분들의 댓글에도 일일이 최대한의 노력과 시간을 들여 답변을 달구요.

 

 한가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온라인 사전 토론이라고 해서 굳이 키보드만 두들길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결국... 제 자신의 발언을 디카로 녹화하거나 녹음기로 녹음해서 이 카페에 올리고 여타 시민토론단원분들, 제작진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었죠. 근데 이것도 한번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 주변 사람들에게 해당 주제에 관련해서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듣고 제 생각을 얘기해보는 것도 좋은 훈련 방법이 될 수 있었으리란 생각도 해 봅니다.

 

 아주 작정하고 오늘 다 써버리려고 했는데... 벌써 12시 20분이군요... 이제 방송 녹화하는 금요일 당일과, 방송 이후 토요일, 일요일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쓰고... 이제 시민토론단이 끝났으니 '시민토론단 활동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하면 '시민토론단원의 이상형'이 될 수 있는지만 쓰면 되겠군요... 그리고 제 자신의 마무리 소감 정도만 쓰면 또 되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자고... 마무리는 짓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