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역시 사진과 다시보기는 금요일 되야 나오겠군요. 일단 제가 건의함을 통해 확인 부탁드린 문제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민섭 2010. 11. 19. 00:17
 요 며칠간은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으로서 이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것을 체험해 봤던 시간들이었습니다. 
 G20방송토론, 3기끼리의 모임, '전세 대란' 토론에서 했던 4기로서의 첫 발언 등 말이죠.
 
 G20방송 토론 얘기부터 해야 겠군요.
 우선,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의 발언 컨셉은 '시민의 입장을 대변해서, 가급적 실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한 것을 패널들에게 전달한다'입니다. 그리고 주로 나오는 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분야로서, 직장이 있거나, 아니면 직접 경제 생활을 하면서 '직접 사회 생활에 대한 경험을 쌓는' 사람들의 경험이 많이 유용하죠. 그런데 G20같은 경우는, 제 자신이 '자원봉사자'라는, G20이라는 행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을 했기 때문에 제 자신이 그날 사전 토론에서 '가장 경험많고 가장 할말 많은' 사람이었죠. 제가 3기일 때 발언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했을 때는, 신문기사를 가급적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보면서 틈을 찾고 토론을 분석하려고 했습니다만, 온라인 교육, 집합 교육, 봉사활동이라는 단 1~2달 가량의 경험만으로 '이렇게 쉽게 소재거리를 축적할 줄'은 몰랐습니다. SBS시사토론이 5기, 6기 계속 이어나가고, 지금 제 자신과 똑같은 나이나, 또는 더 어린 사람이 이 곳에서 활동하면서 발언 기회를 잡고자 한다면, '가급적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니까, 국회 의사당 가서 의정 활동을 구경하기도 하고, 직접 배추 사서 김장도 해 보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아르바이트도 해 보고, 시위 장소에 가서 시위도 해보면, 그 '살아있는 경험'이야말로 SBS시사토론 시민토론단 사전토론에서 가장 큰 힘이 될것이라 보기 때문이죠. 
 제가 G20토론 발언 준비를 하면서, 유니폼과 명찰을 준비해서 시각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사전 토론을 통해 두 가지의 '발언'을 준비했죠. 
 하나)시민토론단 이민섭입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많이 배우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G20은 금융위기 극복을 목표로 출범했습니다. 결국 규제 없는 투기 자본을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은행 거래에 부과해야 할 '로빈 후드 세금'은 소식도 없습니다. G20지원단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둘)시민토론단 이민섭입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많이 배웠습니다. 외신을 번역하다 보니 결국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중시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의장국으로서 가교 역할만 하려다 보니 정작 우리 이익'을 회의서 얘기를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G20지원단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래대로라면, 첫번째와 관련해 패널 분들이 G20어젠다 얘기를 하면서 '로빈후드 세금'을 다룬다면 두번째 질문을 하려고 했으나, 토론은 먼저 각국의 이익만 따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오가고, G20어젠다와 관련해서는 주로 환율 문제가 논의되었죠. 그래서 첫번째 질문을 해서 G20에서 다루어졌어야만 했던 것들을 더욱 폭넓게 얘기하고, 회담 성공을 위해 정부가 보다 했어야만 하는 일을 물어볼 생각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자원봉사자라는 '내부자' 입장에서, 그것도 유니폼 입고 묻는 것이니 꽤나 파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시간 문제 때문에 잘렸습니다. ㅜㅜ 
 그런데, 지난번에 두번째 발언하면서 후기 쓴 내용을 떠올려 보자면, 다음번에 발언할 때는 보다 '부드럽게' 말하기 위해 핵심어만 적고 조금 융통성 있게 말하는게 과제였는데, G20토론에서 발언 준비하면서는, 아직 그 장벽을 넘지 못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화요일에는 3기 끼리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영국 갔다가 잠깐 귀국한 분이 계셔서 모일 수 있는 사람들만 모여서 밥 먹고 술자리를 같이 했는데, 역시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G20자원봉사를 할 때, 가급적 영어 많이 쓰는 일 하고 싶고, 기밀 문서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일을 하고 싶고, 가급적 G20과 관련되서 최대한 많은 부분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행정지원 분야'를 1순위로 신청했고, 결국 종합상황실에 배치되어 원하는 일을 하긴 했었습니다. 주로 했던 일이 외신을 번역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G20직원분들이 왜 자원봉사자들에게 외신을 번역하라고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답을 찾았어야만 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 때 '개발도상국 중에는 경제나 빈곤 문제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문제도 다뤄주기를 바라는 국가도 있다'는 것과, '일본의 어느 한 신문만이 한국이 의장국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를 얘기하고 다른 나라의 신문들은 자국의 이익, G20어젠다 위주로만 다룬다'는 얘기를 직원분께 말씀드렸습니다만... 그걸론 부족했습니다. '기후 변화 문제'라는 어젠다를 찾아냈으면, 보고서를 따로 한 두 장정도로 짧게 준비해서 견해나 대안을 제시한다든지, G20 의장국 한국을 다루지 않았다면 다른 어떤 어젠다들이 다뤄졌으며 G20과 어떤 관련성을 가질 수 있는지 분석해서 직원분들께 알려준다면 제가 가지고 있는 '알맹이'를 잘 '포장' 해서 제 자신이 위로 올라가는데 보다 도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매순간 접하는 세상 모든 것에 관심 가지고, 덩어리 짓고 정리해서 3분 정도로 짧게 말할 수 있게 매번 준비해 놓는게 좋다는 것도 다시 들었구요. 인맥 관리는, '미래의 가능성'과, 그리고 '정성과 관심'이란 두 개의 키워드를 기억하라는 것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말을 할 때, 사람들이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즉 궁금함을 불러 일으키고 제 말에 자동으로 집중할 수 있도록 두괄식으로, 간결하게, 명확하게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나머지는... 일단 딱히 기억은 안 나네요... 홈커밍데이가 필요하다는 것 빼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 '전세대란 토론'을 수요일에 했는데, 4기로서 첫 발언이었습니다.
 여기서는 새로이 두 걸음 걸어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한 걸음은, 드디어 발언을 줄글 형식으로 일일이 다 적는 게 아니라, '키워드 요약' 방식으로 적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한 걸음은, 질문을 준비했는데 패널들이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언급했다면, 질문에 변화를 줘서, '대화하듯이' 추가적인 답변을 요구하거나, 다른 각도에서 대답하도록 질문하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가 제가 이번 발언을 하면서 새롭게 시도한 것이고 결국 성공 시키긴 했습니다. 
 하지만, 고쳐야 할 문제점들도 있었습니다. 우선 평온한 마음상태로 제가 말하는 단어 하나하나마다 생각을 해가며 스피치를 조절할 수 있는게 '최상의 상태'라면, 어제 발언은, 의식이 없이 '무아지경'으로 발언했다는 겁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말이 너무 빨랐습니다. 그리고 도중에 발음을 모호하게 하고 넘어간 단어가 있는데, 비록 실수했다고 다시 발음하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다음 말을 이어갔다는 건 그나마 했지만, 아예 천천히 발음하면서 '명확한 단어 구사'를 하는게 보다 나았을 겁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께, 모노톤으로 하지 말고 목소리의 높낮이, 억양, 강세에 변화를 주라는 것, 그리고 다시보기를 보라는 것, 긴장 왜 그렇게 하냐는 것, 그래도 내용 전달은 잘 된것 같다는 것, 그리고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약간의 실수는 해도 방송사고 나지는 않으니 긴장 풀어라는 등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아직 4기 활동 끝나지는 않았기에, 이미 제가 새로 시도했던 것들이 다시 발언하게 될 때는 완전히 몸에 익을 것이고, 긴장을 조절하는 방법도 더 잘 익힐 겁니다. 긴장이란 괴물은, 직접 용기있게 맞서다 보면 조금씩 길들일 수 있게 될테니 말이죠.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앞으로도 제 자신이 부족했던 점을 이렇게 후기 쓰면서 자가 피드백을 하고자 합니다.